인생을 잘 사는 것에 대하여

2023. 2. 8. 03:10Opinion/Shouting

사람들은 얼굴, 성격, 가치관이 다르듯이 제각기 다양하게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 사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나는 나대로 살아가지만 그 "나대로"라는 방식이 쉽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도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렵다.

주변에 재미나게 사는 사람들, 현실에 맞춰사는 사람들, 멋있게 사는 사람들, 기가 막힌 시도를 하는 사람들, 안정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럼 인생을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아직 철들지 않은 아이다.

 

어렸을 적부터 일찍 철이 들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철이 들었다기보다는 남들보다 조금 더 진지한 성격이고, 자기 할 몫을 일찍이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스스로 학교공부를 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6학년 때는 대학교 갈 걱정을 하고 있는 게 엄마입장에서는 대견스럽게 보였을지 모른다.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모범생이고, 일찍 철이 들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그냥 걱정이 많은 아이였다. 물론, 공부에 욕심도 있었지만 걱정이 많아서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공부를 한 것에 가깝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생각이 많은 아이였고, 그로 인해 좀 더 성숙한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다. 생각연령대가 항상 높았다. 어른들과의 대화를 즐겼고, 그들도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좋아했다. 때로는 과도하게 진지할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성숙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었다.

20살 대학생이 되어서부터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바뀔 수 밖에 없었다. 타지생활이 처음이었고, 아는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대학동기, 선배들과 많은 시간을 나누려고 노력했다. 함께 밥을 먹으면 할 말이 없어 머리를 굴리면서 어떻게든 이야기를 짜내는 시간이 늘었다. 반강제적 외향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군대를 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많이 치이긴 했지만 인간관계를 많이 배웠고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이 물신 들 정도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지냈다. 

군대를 전역하고 부터는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서 항상 을인 상태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항상 연락을 취하고, 말을 걸고, 문자를 보내고 그랬다. 기회를 쟁취하는 내가 대견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일방적임에 지치기도 했다. 사람과 이러한 관계에 질려버렸다.

대학교를 최근 졸업하고 백수인데도 불구하고 현실이 아닌 이상을 좇고 있다. 인간관계는 점점 끊기는 기분이 들고, 이게 맞는 건가 의심을 할 때도 많다. 거절을 많이 당해서 주저앉아 있지만 기사회생해서 열심히 또 무언가를 하지는 않는다. 일을 하고 싶지만 하기가 싫다. 이런 상황과 생각을 마주하면 내가 성숙한 건가, 어른이 맞는 건가, 책임을 질 나이가 충분히 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고 싶은 철없는 아이인 것 같다.

 

 

어떻게 인생을 잘 살아가야할까?

다재다능은 친구가 한 명 있다. 신문방송학과여서 그런지 문학과 영상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다. 언행이나 필력이 감탄을 할 정도로 좋다. 때로는 너무 감수성만 넘치는 글이 있을 때도 있지만 그 친구의 말로 항상 자극과 에너지를 얻는 편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iOS개발까지 하고 있다. 심지어 프리랜서로 일할 수준의 개발실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영어와 스페인어에도 재능이 있어 거의 뭐 만능사기꾼 수준이다. 나와 접점이 굉장히 많다 보니 스스로 이 친구와 잣대를 놓고 스스로 비교하는 일이 많아졌었다. 내가 마치 이 친구의 하위호환버전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로 멋있어 보였고, 때로는 부러워 보였다. 본인만의 확고한 가치관과 우직히 밀고 나가는 커리어, 다양한 관심사. 그가 가진 다양한 면모가 멋있어 보였다.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나 또한 그렇게 시도하고 있지만 하나도 제대로 챙기기 쉽지 않은 게 도전이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다양한 면모를 가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살고 싶다. 다양한 방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잘하고 싶고, 성숙한 생각과 가치관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와 말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면 사람들에게 베풀고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면서 인복이 많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인복이 많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커리어만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돈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사는 인생은 너무나 다양해서 어느 게 정답인지 판가름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 참고를 한다는 것도 의미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자 하는 대로 살면 된다. 마음속으로는 다양한 나라에서 일해 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살아보고 싶지만 마음은 쉽지 않다. 돈도 신경 쓰이고, 미래 커리어도 신경이 쓰이고, 남들도 신경이 쓰인다. 그렇지만 방구석에 박혀있는 것보다는 계속 실패하고 깨지는 게 좋을 것 같다. 무조건적으로 미국이 좋다와 같은 편견만 가지지 말고 마음을 열고 좀 더 마음 가는 대로 따라가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다.

 

어차피 계획대로 되는 거 없다. 그냥 조금씩 채워나가면서 인생을 그려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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