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들에게 어떤 친구일까?

2023. 1. 20. 01:57Opinion/Shouting

20살 이전까지 나는 리더였으면서 소심했고, 책임감이 강하면서도 고집이 센 아이였다.

나름대로 친구들과 굉장히 잘 어울려 다녔고, 반장이나 부회장같은 역할도 도맡아 할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었다. 선생님과도 돈독한 사이의 학생이었고 유년기는 나름대로 치열하지만서도 재미있는 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를 옮길 때 대부분의 친구들이 진학하는 중학교 A 대신 특목고 진학의 꿈을 위해 중학교 B로 진학하였다. 그래서 중학교 3년 동안은 친구들과 어울렸던 기억도 많지만 그만큼 공부에 매진한 시간도 많다. 그래서 때로는 이기적일 때도 있었고, 때로는 공부에 집착을 할 때도 많았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느라 공부에 매진하면서 보냈기 때문에 예민할 때도 많았지만 그렇다고 사교활동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친구들과 함께 재밌게 보냈고, 축구도 하며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공부를 하는 그런 아이였다. 친구들과 함께 교내 대회도 자주 나가면서 재미있게 보내었다.

20살이 되고, 나는 대학교를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게 되었다. 서울에서의 새로운 타지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상경하고 몇 개월동안은 적응하기에 바빴다. 아는 사람 하나없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몰라 자취방에서 초중고 친구들에게 밤마다 전화하는 일이 잦아졌다. 다행히 친구들도 비슷한 감정을 겪고는 내 전화를 한 시간씩 두 시간씩 해주고는 하였다. 그렇게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났고, 그렇게 나름대로 적응을 하며 학과 사람들과 또 다른 새로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었다.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나 도전들을 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전 경험들을 계속 풀어내겠지만 국토종주, 독도경비대, 창업, 여러 프로젝트, 장사, 여러가지를 했다. 하고자 하는 뜻이 있었기에 앞뒤 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러다 스타트업이 어떤 이유에서 종료가 되게 되었고, 그 이후 깊은 번아웃과 패닉에 빠지게 되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나를 오랜 시간 동안 돌아보게 되었고, 나에 대해서도 깊게 알게 되었지만 친구 관계에 있어서도 큰 회의감을 느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From '놀면 뭐하니?' 오영수선생님 편. 나는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뭔가 새로운 스텝으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이전에 있던 친구들과 연락이 뜸해지고 멀어지게 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서도 나에게 문제가 있나? 라고 화살이 돌아설 때도 있다. 내가 인복이 적은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확실히 나는 추진력이 있을 때는 열정적이지만 다른 말로 이기적일 때도 있다.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할 때도 많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 시점은 점점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친구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든 21년 중반부터였다. 번아웃과 패닉이 온 이후로 많은 사람들과 연락을 끊기 시작했다. 끊었다기보다 연락을 먼저 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교우관계도 좁아지기 시작했고 외로움을 타기 시작했다. 기댈 사람이 없었고, 힘이 들었다. 손을 벌려도 잡아주는 이가 크게 없었다. 현재도 해외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도움을 청해도 크게 도와주는 이가 없었다. 여러 콜드메일도 보내면서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아보았지만 역시나 거절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나의 인스타계정을 unfollow 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도움을 청할 때 도와준다고 했지만 나의 간절함에 비해 그들이 가볍게 여길 때도 많았다. 심지어는 무심코 지나갈 때도 많았다. 정이 많고, 오지랖이 많았던 그런 기억과 배려들이 헛되었나? 나만 느끼는 일방적인 관계였나 싶을 때도 많았다. 지금은 고향에서 연락하는 이가 거의 없다. 그나마 여자친구라도 있어서 버틸 수 있다. 여자친구가 아니었다면 우울증에 번아웃에 취해 히키코모리처럼 침대에 박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링크드인에 구인포스트를 올려도 따봉이 야박한 이들이 많았고, 그렇게 먼저 연락을 많이 했어도 연락을 주지는 않는 것은 일상이었다. 어느 순간 그들끼리 어울리는 때가 많아졌고, 내가 도움을 줬을 때만 연락을 자주 하거나 필요할 때만 연락을 자주 하는 이들. 하지만 정작 내가 그들의 가진 일말의 도움이라도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될 때 그들은 큰 연락을 취하지 않은 이 상황. 내 멘탈이 약해져서 떨어진 화살을 나 스스로 가슴에 비수로 꽂는 것일까 그들이 이기적인 것일까. 이제는 그 무엇도 모르겠다. 내 마음이 너무 약해졌다.

친한 친구뿐만 아니라 연락을 꾸준히 하고 지낸 지인들 간절하게 연락한 대표나 유명인분들에게도 너무나 많은 거절을 당하면서 지칠대로 지쳐버렸다. 시작은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다시 믿을 수 있을까? 6개월 뒤의 내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나를 한 번 믿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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